행복가득, 사랑가득 서강화농협
이 기사는 성공 농업을 일구는 농업경영 전문지 월간 ‘디지털농업’ 1월호 기사입니다.
겨울 과일에서 사계절 과일이 된 감귤은 국내 재배 역사가 매우 길고 재배하는 농가가 많은 작물이다. 그러나 국산 품종이 개발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특히 만감류 국산 품종은 제주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6개가 전부다. 그중 고당도와 풍부한 과즙으로 출하와 동시에 프리미엄 감귤로 등극한 <달코미>를 소개한다.

감귤 재배의 중심지인 제주에서는 예부터 다양한 종류의 감귤이 생산됐다. 기후와 토양 조건이 감귤 재배에 적합한 까닭이다. 지금도 감귤에 관한 한 제주에 없으면 국내 어디에도 없다. 재배는 물론이고 품종도 그렇다.
감귤은 100여 년 전 일본의 온주밀감이 제주에 들어오며 본격적으로 재배됐다. 그 이전까지는 재래종(감자·유감·당감자 등)이 재배됐으나 시고 쓴맛이 강했다. 밀감류에 이어 온주밀감과 만다린을 교배해 만든 만감류 재배로 확대됐다. 감귤 국산 품종 개발도 시작은 밀감류였다.
만감류는 이보다 늦은 2011년에 품종 개발이 시작돼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첫 품종 <가을향>이 나왔다. 이후 현재까지 만감류 품종이 총 6개 개발됐는데, 그중 가장 먼저 시장에 눈도장을 찍은 품종이 <달코미>다.
당도 14브릭스 이상…착과량도 많은 편
달코미는 제주도농업기술원이 과즙 많은 만감류 황금향과 맛 좋은 <세토미>를 교배해 개발했다. 두 품종의 장점을 합친 달코미는 14.3브릭스 이상의 고당도에 산 함량이 0.95%로 적정하다. 과즙도 풍부하다. 제주를 기준으로 12월 중순 수확되며 무게 200g 정도에 착과량도 많은 편이다. 달코미는 2022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등록됐다.
농가 실증재배를 시작한 건 그해 12월이다. 도내 세 농가가 달코미 묘목을 심었고 이듬해 농가 8곳이 추가로 실증재배에 들어갔다. 첫 출하는 2024년으로 3년생 묘목을 공급받은 과원에서 2년 만에 결실됐다.
첫 착과돼 수확량은 많지 않았지만 품질이 우수해 지역 농업인과 현장을 찾은 유통인 모두에게 호평받았다. 특히 그해 생산된 달코미는 품종 특성을 뛰어넘는 18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상품도 나왔다. 재배 관리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확실한 고당도 품종임이 증명되며 관심을 받았다.
달코미는 첫 보급 이후 농가 재배 의향이 계속 늘었다. 이에 도농기원이 달코미 등의 재배 규모를 늘리기 위한 묘목 대량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신품종 감귤에 대해 품종보호권 처분을 추진하고 도내 28개 업체에 실시권을 이전한 것. 품종보호권 처분은 특정 품종 묘목의 소유권을 가진 주체(제주특별자치도)가 시중 업체에 해당 품종의 묘목을 일시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우선 추진한 품종이 바로 달코미로 19개 업체가 묘목을 생산했다.
어려운 꽃눈 분화 ‘가지 눕히기’로 극복
좋은 품종을 육종하는 과정이 신품종 성공의 절반이라면, 품종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시장에 출하하는 과정이 나머지 절반이다. 정인창 씨(67·제주 서귀포)는 첫해부터 실증재배에 참여하며 달코미의 시장 안착에 노력하고 있다.

정씨는 “고품질 만감류를 찾으러 일본에 갔을 때 세토미 품종을 봤는데, 재배지나 농가와 관계없이 고르게 맛이 좋았다”며 “세토미가 수분이 적어 아쉬웠는데 과즙이 풍부한 황금향과 교배해 달코미 품종을 개발했다고 해 실증 첫해부터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2310㎡(700평) 시설하우스에 달코미 묘목을 심었다. 이듬해 참여 농가가 늘면서 총 11농가가 함께 고품질 재배법을 찾아나갔다. 이를 통해 확인한 부분은 달코미의 꽃 수가 적어 꽃눈 분화가 잘 안된다는 점. 이에 철사를 이용해 박피하거나 E자 모양의 유인 클립으로 가지를 유인하며 해결하고자 했다. 여러 시도 끝에 찾은 방법은 ‘가지 눕히기’다.
그는 “철사로 박피했을 땐 나무가 말라 죽기도 했고 E 클립은 설치가 번거로웠다”며 “하늘을 향해 자라는 직립지를 유인줄 사이에 걸쳐 눕혔더니 추가 노력과 자재를 들이지 않고도 꽃눈 분화가 잘되고 나무 가운데에 공간이 생겨 채광·통풍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재배 농가들이 이 방법을 공유하며 지금은 9월마다 가지 눕히기를 실시한다. 재배법이 정립되며 지난해도 당도 16브릭스 이상의 달코미가 생산됐다. 그는 지난해 달코미 실생묘에서 접수를 얻어 기존 재배 중인 다른 품종 나무에 높이접을 했다. 올해는 노지에도 실생묘 또는 접목묘를 높이접해 달코미의 노지재배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백화점 등에서 납품 요청…고급 시장에 안착
달코미 생산량이 소폭 늘어난 지난해는 서울의 백화점 등에서 납품 요청이 잇따랐다. 국산 품종이라는 희소성에 더해 맛있는 프리미엄 만감류를 선점하고 싶어 하는 유통업체가 많았다고 한다. 올해부터는 생산량도 늘어날 예정이라 재배 농가의 기대가 크다.
이에 도농기원은 달코미 등 만감류 신품종 재배 면적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올해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인 79.1㏊로 규모를 늘리고 2030년엔 189㏊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맞춰 신규 면적 38.8㏊에 심을 수 있는 양인 묘목 총 6만 5000그루를 연내에 생산할 예정이다. 달코미 외에 <우리향> 등도 공급된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묘목 생산·공급이 가능한 실시권 업체를 대상으로 정기 현장 점검과 기술 지도를 진행해 우량 묘목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하겠다”며 “달코미를 시작으로 신품종 홍보를 강화하고 소비로 연결해 재배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국산 품종 재배 확대로 연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매 큰 ‘우리향’ 제주도 내 가장 많이 심어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된 6개의 국산 품종 대부분이 생산·소비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품종보호 등록·출원을 기준으로, 만감류 국산 품종 1호는 2021년에 나온 <가을향>이다. 이 품종은 꽃이 많이 나오는 특징이 있어 꽃에 양분이 집중되며 착과 후 자연 낙과가 많은 편이다. 비대기 전까지 온도를 낮게 관리해야 한다.
2022년에는 <달코미>와 같이 <우리향> <설향> 품종이 나왔다. 황금향과 레드향을 교배해 육성한 우리향은 11월 하순에 수확하는 품종으로 수세가 강하고 225g 안팎으로 열매가 크다. 착과량이 많으면 생육 후기에 열매터짐이나 이듬해에 해거리가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맛이 좋은 품종이라 현재 묘목 공급이 가장 많은 품종이기도 하다. 설향은 1월 중순에 수확하는 만생종이다.
2023년엔 <맛나봉>과 <레드스타>가 등장했다. 맛나봉은 한라봉처럼 윗부분에 봉이 발생하는 품종으로, 생육 초기부터 봉이 발생하므로 착과 지점을 잘 정해 열매를 달아야 봉이 휘지 않는다. 레드스타는 오렌지색을 띠는 빨간색의 매끈한 껍질이 특징이며 12월 중순이 수확기다. 솎음 가지치기를 통해 광 투과성을 높이는 게 고품질 생산에 유리하다고 한다.
글 김산들 | 사진 남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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